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12/10/2010121000111.html?Dep1=news&Dep2=headline1&Dep3=h1_01_rel01조선"템플스테이 예산 삭감 종교 편향 용납 못해
"이한수 기자 hslee@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경운 기자 codel@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기사100자평(81)입력 : 2010.12.10 03:00
조계종 "4대강 사업도 반대" 임태희 실장 등의 방문 거부
불교계가 이번 예산안 통과 과정에서 여권이 템플스테이 예산을 무성의하게 다룬 데 대해 크게 불쾌해 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내년도 템플스테이 지원 예산을 최소한 올해(185억원) 수준 이상으로 책정하겠다고 약속해놓고는 60여억원이 줄어든 122억5000만원을 통과시킨 것이 문제였다.
조계종 총무원(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9일 성명을 내고 "불교계에 중요한 의미를 가진 템플스테이 지원 예산을 삭감한 것은 종교편향으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2002년 월드컵 이후 정부가 불교계에 요청해 시작된 템플스테이 사업이 이명박 대통령 취임 3년 만에 종교 편향적 정책에 따라 파국에 이르렀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 관계자와 한나라당 의원들의 사찰 출입을 거부한다고 밝혔고, 현 정부의 핵심 국책사업인 4대강 사업을 종단 차원에서 반대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자승 총무원장이 긴급 종무회의에서 '앞으로 한나라당 사람들 전화는 일절 받지 마라'고 지시했다고 알려져 당이 난리가 났다"고 말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놀라 임태희 대통령 실장, 정병국 국회 문방위원장, 조윤선 의원, 조창희 문화체육관광부 종무실장 등이 총무원을 방문했지만 자승 원장이 만나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승 원장은 이날 해외순방을 나가면서 "한나라당 사람들은 일절 만나지 마라. 대화가 안 되는 사람들이다"라고 했다고 조계종의 한 간부가 전했다.
조계종 중앙종회도 이날 '한나라당과 현 정부는 끝났다'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교구본사와 주요 사찰에 정부의 파행적 행위에 대한 현수막 게시와 스티커 배포 ▲여론조사와 각종 선거에서 한나라당과 정부를 지지하지 않는다 ▲불교 행사 때 한나라당과 정부 인사를 초청·입장시키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불교계 반발에 여권은 당혹해하고 있다. 한나라당 고위관계자는 "당초 정부안이 크게 줄어들어 불교계가 분노했고 이를 크게 증액하겠다고 약속해 가까스로 진화했는데 비상상황 속에서 증액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며 "불교계의 마음을 잡지 못하면 2012년 총선과 대선이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어떻게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